그날 이후 아버지들은 입을 닫았다. 그날 이후 어머니들은 말을 잃었다. 그날 이후 이웃들은 등을 돌렸다.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비상계엄이 허락한 야만이 어떻게 사람의 삶을 파괴하고 어떻게 한 지역공동체를 무너뜨리는지, 우리는 과거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통해 비로소 깨닫는다. 그들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영화 <1980 사북>과 사북 사건에 대한 각계의 평가와 반응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기사 원문보기 버튼을 누르시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12월 2일 오후 6시 국회 대회의실 강원 국가폭력 피해자 명예회복 특별법 건의
사북은 늘 광주의 5·18을 떠올리게 한다. 국가폭력과 민주항쟁 모두 광주 이전에 또한 동시에 사북에서 있었다. 게다가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된 공수11여단은 그 한달 전인 4월 23일 사북에 투입되기 위해 준비를 마쳤고 사북 근처에 집결한 바 있다. 사북이 광주가 될 뻔했다. 그렇게 가해세력에 주목하면, 5·18은 항상 사북과 함께 언급되어야 한다. 5·18로 정치적 사회화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그해 사북의 4월과 5월을 알지 못했거나 망각했다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워한다. 서로 다른 장소의 역사와 기억이 그렇게 연결된다. 국가폭력의 피해나 민주항쟁의 의미는 위계나 서열, 경합과 갈등이 아니라 연루와 연결, 상호작용의 대상이다. 그것 또한 사북을 통해 얻는 과거사정리의 새 발판이다.
영화 <1980사북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겨울의 사북을 비추며 시작한다. 마치 그곳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하다. 그러나 쉬지 않고 내리는 하얀 눈이 마을을 덮어 소리를 지워버린 것 같기도 하다. 카메라는 그 정적과 지워진 목소리 사이에 머문다 .그 순간, 영화의 타이틀이 고요를 밀어낸다. 1980사북. 새겨지듯 떠오르는 타이틀을 눈으로 좇다 보면 방금 전의 침묵이 마치 묵념처럼 느껴진다.
‘그 영화 어때’ 165번째 레터는 영화 ‘1980 사북’입니다. 올해 나온 정치·사회 다큐멘터리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작품이에요. 대상을 바라보는 출발점부터 연출의 관점과 자세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이지 않나, 이런 다큐가 앞으로도 꾸준히 나와야 우리 영화가 발전하지 않나, 여러모로 꼭 보셨으면 해서 레터로 보내드립니다. 관객을 가르치려 하거나 일방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아요. 보시고 결론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는 이런 다큐, 요즘 정말 드뭅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잊힌 사북 사건을 조명, 국가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1980 사북'이 사북 출신의 미술작가 최승선의 헌정 포스터를 공개했다.